CONTENTS2013 JANUARY Vol.390
피아노 치는 의사, 아름다운 선율의 비밀
비뇨기과 전승현 교수
작은 키 탈출, 겨울방학에 달렸다
지속적인 키, 체중 확인은 필수
숙면 취하고, 스트레칭은 꾸준히
건강한 치아, 방학 중 관리가 결정한다
살찌는 겨울방학, 우리아이 건강을 지켜라
스리랑카의사의 한의학 탐방기
수원 화성
미술복원이야기
(25)여성과 잇몸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끊임없이 자신을 연마하는 전승현 교수에게 휴식이란‘나를 위한 시간이 아닌 환자를 위한 시간’이다. 그 마음과 노력이 환자의 건강함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늘도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 복강경 수술을 시작한 2003년, 그는 어릴 적 배웠던 피아노를 다시 시작했다. 수술에 필요한 섬세한 손 감각을 키우고 유지하기 위해서다. 일본 연수시절에도 복강경 수술 연습 도구로 틈만 나면 봉합연습을 했다. 여가시간도 반납한 채 노력하는 그에게 ‘명의’라는 수식어는 당연한 결과다.
전립선암 수술이 진행 중인 수술실. 환자의 배에 뚫린 작은 구멍에 수술기구가 연결되어 있다. 출혈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작은 구멍 하나를 통해 수술하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을 하기 때문이다.
전승현 교수는 복강경 수술 분야의 오랜 노하우와 뛰어난 실력을 모두 갖춘 명의(名醫)다. 개복수술이 주로 시행되던 2003년 일본으로 건너가 4~5개의 구멍을 뚫고 시행하는 복강경 수술을 배웠다. 일본 나고야 국립대학 연수 시절에는 실력을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외국인 의사로서 수술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움에도 적극적이라 복강경 수술을 한 단계 발전시킨 단일공 복강경 수술에도 도전했다. 하나의 구멍으로 암을 제거하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기존 수술보다 높은 난이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데, 전승현 교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단일공 복강경 수술의 전문가가 되어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2008년에는 복강경 수술을 넘어 로봇 수술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미국 플로리다병원 세계로봇수술연구소에서 로봇 수술을 배웠고,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는 초빙 부교수(Visiting Associate Professor)로 1년간 임상 연수를 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이에 전승현 교수는 국내에 몇 되지 않는 로봇수술 집도의로 실력을 인정받으며 명성을 떨치고 있다.
전립선암은 주로 50~60대 노인에게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승현 교수는 최근 젊은 환자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었기 때문인데, 40~50대에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분야 | 비뇨기계종양, 복강경수술, 로봇수술
진료시간 | 월·목(오전), 금(오후)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주부 이인숙(38)씨는 또래보다 키가 작은 아들 때문에 날마다 노심초사다. 왜 키가 작은지, 앞으로 얼마나 더 키가 클지 궁금하고 답답하다. 평소에는 공부에 정신을 쏟기 바빠 신경 쓰지 못했지만 겨울방학을 맞아 본격적으로 아이의 키를 키울 수 있도록 집중하기로 했다. 방학이 끝난 후 훌쩍 커 있을 아이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정도이다.
겨울방학은 아이의 키 성장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어떻게 하면 아이 키 성장을 도울 수 있는지 올바른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처럼 방학을 맞아 자녀 키를 키우고 싶은 부모를 위해 아이의 성장 잠재력을 최대로 키우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차성호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분야 | 육아지도, 저신장증, 성조숙증, 소아감염, 결핵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성장은 어린이의 건강 상태를 가장 민감하게 나타내는 지표이다. 따라서 키가 크는 과정을 자세히 관찰하면 자녀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성장을 방해하지만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드문 질환을 발견해 낼 수도 있다. 아이의 성장은 계절 변화, 만성질환, 유전질환 등 여러 상황의 영향을 받는데, 정상적으로 나타나는 일시적인 성장지연은 시간이 지난 후 따라잡기 성장이 일어난다. 하지만, 성장호르몬 부족증이나 염색체질환, 만성질환을 원인으로 성장지연이 장기적으로 지속하면 따라잡기 성장이 일어나지 않아 결국 키가 더 자라지 않게 된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신장과 체중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은 사람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유전적 요인도 있고, 성장호르몬 결핍증 등 여러 환경적인 요인이 성장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별다른 이유 없이 남들보다 성장이 늦은 경우도 있지만, 비정상적인 이유로 성장이 늦어지는 일도 있다. 이때에는 반드시 성장장애에 대한 적절한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다.
차성호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분야 | 육아지도, 저신장증, 성조숙증, 소아감염, 결핵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자녀의 키를 크게 하려면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성장에 좋다. 그러나 사춘기 성장판 활동이 활발한 경우에는 지나친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성장에 도움되는 스트레칭 체조는 어디에서나 쉽게 할 수 있으며 몸의 유연성을 높여 관절과 근육의 가동 범위를 넓게 하는 운동이다. 스트레칭 체조는 아침, 저녁으로 취침 전·후에 매일 해주는 것이 좋다. 동작마다 10~30초씩 실시하며, 처음에는 10초 정도로 시작하고 서서히 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차성호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분야 | 육아지도, 저신장증, 성조숙증, 소아감염, 결핵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겨울방학이 되면 아이는 신이 나지만 엄마는 평소보다 더 바빠진다. 그동안 시간이 없어 하지 못했던 아이 건강관리를 방학 동안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치과 치료는 자주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방학 시작 전부터 미리 치과를 찾는 것이 좋다. 또한, 아이 치아에 별다른 이상이 없더라도 방학기간을 이용해 미리 검진받는 것을 권한다. 방학에는 아이들이 불규칙하게 간식을 먹는 일이 잦아지면서 치아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크므로, 방학 시작과 동시에 아이들에게 구강 관리의 필요성을 알려주며 올바른 구강관리법을 익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령기는 치아가 빠지고 나는 과정을 되풀이하는 시기다. 이 때문에 치과를 방문해 치아 상태를 점검하고 올바른 이 닦기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새로 나는 영구치가 자리를 잘 잡고 있는지, 충치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스케일링이 필요한지, 불소 도포나 치아 홈 메우기가 필요한지 등을 확인하려면 정확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최성철 교수
경희대학교치과병원 소아치과
전문분야 | 소아교정, 소아외상, 진정치료, 장애인치과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코끝이 알싸한 겨울이 되면 아이들의 활동량은 급격히 줄어든다. 생기 넘치던 놀이터와 학교 운동장은 텅 빈 채 매서운 바람만이 불고 있을 뿐, 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종일 집에서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낸다. 겨울방학이 끝날 때쯤 아이의 늘어난 체중을 보고 싶지 않다면, 이번 방학에는 자녀가 올바른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익히도록 해보자.
소아비만은 성인비만과 달리 지방세포의 수가 증가하여, 성장 후 고도비만으로 진행되기 쉽다. 또 소아청소년기의 생활 습관이 평생 습관을 좌우하기 때문에 성인비만보다 더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소아청소년기의 비만은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따돌림이나 외모 비교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소아당뇨, 고혈압 등의 소아성인병과 천식, 성조숙증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건강에 매우 위험적인 요소가 된다.
소아 고도비만에 대한 한방 절식요법 치료는 체지방의 감소뿐만 아니라 소식·저염식의 건전한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습관 회복,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흐트러진 생체리듬 회복, 성취감을 통한 자존감 회복을 목표로 한다. 또한, 절식을 시행하면 신체의 대사기능이 활발해지고 면역기능도 조절되어 장내 환경이 깨끗해지고 육식과 각종 화학물질로 손상된 장벽이 회복되어 각종 독소로 인한 알레르기, 면역관련 질환들이 호전된다.
추위로 집에만 있으면서 신체활동이 줄고 불규칙한 식습관을 갖기 쉬운 겨울방학에 건전한 생활습관 회복과 함께 한방치료를 통해 소아비만을 예방하고 평생 건강의 발판을 마련해 보자.
정원석 교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전문분야 | 비만클리닉, 절식요법클리닉, 만성통증, 악관절장애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새해가 밝았다. 항상 이맘때면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새로운 결심을 다짐하곤 한다. 이제는 추억 속에 간직될 2012년, 의료원에도 모두가 울고 웃었던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다. 지난 1년간 의료원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키워드를 통해 되돌아본다. 2013년 희망찬 소식이 많기를 기대하며……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수천 년 동안 이어진 한의학,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해왔으며 이제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의학으로 성장하였다. 한의학 열풍은 동남아 국가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한국-스리랑카의 보건의료협력과 교류를 위해 스리랑카에 세워진 '코리안클리닉'이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 한의학이 신비롭고 효과 높은 의술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한의학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활동으로 한국에서는 현지 의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연수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으며, 많은 외국인 의사가 한국 방문을 이어가고 있다.
‘이종욱 펠로우십’도 대표적인 의학 연수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이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 WHO 사무총장을 지낸 이종욱 박사를 기리고자 개설된 것으로, 개발도상국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교육을 통해 해당국의 인적자원 역량 강화와 보건의료체계 개선과 증진을 위해 2007년부터 진행되는 한국판 미네소타 프로젝트이다. 2012년 하반기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을 찾은 스리랑카인 Wijedasa Wanniarachchi(42, 이하 위제다사)도 '이종욱 펠로우십' 수혜를 받아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최근 경희대학교 국제한의학교육원과 한방병원에서 6개월간의 한의학 연수를 마쳤다. 위제다사씨는 스리랑카 콜롬보대학에서 아유르베다 의학과 침구학을 전공했고, 국립아유르베다 교육병원에서 의학과 한의학을 담당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 정부 파견 한의사로 활동하는 한규언 원장(코리안 클리닉)에게 한의학을 배운 그는 한국의 침술은 효과가 탁월하고 인간 친화적인 의술이라고 설명했다. “한의학은 치료 부작용에 대한 염려가 적고, 질환 중심적 사고 접근이 아닌 인간의 정신과 신체의 안녕을 우선시하는 학문입니다.” 인간 중심적인 한의학 치료에 매력을 느낀 그는 지난 2010년 한국을 방문해 2주간의 짧은 연수를 받은 후, 한의학에 대한 더 많은 호기심과 배움의 열정이 생겨 열심히 기회를 찾던 중 그동안 의학연수 중심이었던‘이종욱 펠로우십’에 한의학 분야로 지원하여 당당히 합격하였다.
그는 6개월간 진행된 연수과정을 통해 침구학, 사상의학, 내과학, 재활의학 등 전반적인 한의학 이론을 두루 배웠다. 경희대학교 국제화 프로그램을 통해 한의학 수업을 청강하고,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여러 진료과에서 임상견학도 했다. 침구과 이상훈 교수에게 전반적인 연수교육을 지도받았으며, 특히 침과 뜸 분야를 심도있게 배웠다. 스리랑카에도 많은 근골격계 질환, 통증, 중풍, 안면마비 등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 이번 임상견학을 통해 배운 것들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스리랑카로 돌아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병원과 학교에서의 연수와 함께 한 달에 한 번 문화탐방 프로그램도 진행되었다. 허준박물관, 한국민속촌, 남대문 시장, 코엑스 아쿠아리움, 강화도, 국립중앙박물관, 제주도 등 한국의 문화와 자연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장소들을 방문했다. 위제다사씨는 특히, 강화도나 제주도와 같은 한국 섬이 매우 아름답다며 다시 한 번 좋은 추억을 만든 것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스리랑카 현지에서 한의학에 대한 인기가 매우 좋다”며“현지 병원에서도 코리안클리닉 교육 과정(한의학과정)을 수료한 의사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많다. 교육과정을 모두 마친 수료생에게는 스리랑카 전통의학부 아유르베딕청장 명의의 수료증이 발급되는데, 이는 정부에서도 인정할 만큼 공신력 있는 자격증으로 한의학 위상이 그만큼 높다는 사실을 반영한다.”라고 말했다.
6개월의 긴 연수과정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는 스리랑카 의사 위제다사. “스리랑카에 돌아가 가장 먼저 한국한의학 기관 설립을 제안하고 싶다.”며“한국에서 배운 이론과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한의학을 배우고자 하는 후배를 지도하고 환자를 치료하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란 1955년~1961년 사이 진행된 한국 원조 프로그램. 미국 국제협력본부가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 의뢰해 서울대의과대학 등의 교직원 자질향상과 장비지원 등을 목적으로 시작한 교육지원 사업으로 우리나라 의료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 받는다.
*아유르베다 의학이란 인도의 전승의학(傳承醫學). 아유르는 ‘장수’, 베다는 ‘지식’이라는 뜻으로 생명(건강)과학을 의미하며, 인도에서는 5년제 대학에서 이에 대한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2007년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 주연의 '버킷 리스트'란 영화가 화제를 모았다. 우연히 같은 병실을 쓰게 된 두 남자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병 때문에 삶이 얼마 남지 않아 남은 삶을 정리해야 했던 것. 그것도 서둘러야 했다. 이때 모건 프리먼은 대학생 시절, 철학교수가 과제로 내주었던 '버킷 리스트'를 떠올린다. 죽기 전 꼭 해봐야 하는 것들의 목록이다.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은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을 적어 내려간다. 세렝게티 초원에서 사냥하기, 문신하기, 자동차경주, 스카이다이빙, 눈물 날 때까지 웃어 보기, 아름다운 소녀와 키스하기, 화장한 재를 깡통에 담아 경관 좋은 곳에 두기 등. 이 목록을 적는 것만으로도 이들의 입가엔 미소가 흐른다. 그런데 그들의 버킷 리스트에는 특징이 있었다. 그 목록에 있는 것들은 그들이 살면서 해봤던 일들이 아니라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병실을 벗어나 버킷 리스트를 실행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영화는 죽음을 앞두고 후회하는 것은 한 일들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들이라는 걸 말한다. 그리고 이후 '버킷 리스트' 는 생전에 꼭 한번은 해봐야 하는 일의 목록으로 자리매김했다.
더 이상의 현대 의학 치료법이 남아 있지 않은 폐암 말기 단계였지만 아버지는 병원에 자주 입원해야 했다. 폐렴이 잦았기 때문이다. 암은 그대로 두고 폐렴을 치료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암은 약이 없으니까 치료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항생제라는 치료약이 있는데 폐렴까지 포기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즈음에 찾아온 폐렴은 너무도 강력했다. 아버지는 스스로 일어나기조차 힘들어 했다. 주치의도 나도 큰 위기임을 알아차렸다. 나는 곧바로 호스피스 병원을 예약했다. 아버지의 마지막을 중환자실에서 보내게 해드리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취재 중에 봐왔던 호스피스 병동은 삶의 마지막 장소로서 적당하다는 생각도 있었다. 다만, 한 달이라는 대기기간이 문제였다. 아버지에게는 허락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2주 후 자리가 났다. 입원 수속을 밟고 난 후 자원봉사자가 찾아와 묻는다. 목욕 봉사를 받겠느냐는 것이다.
목욕이라, 폐암 투병을 하시면서도 9개월 동안 매일 하셨던 거다. 하지만, 이번 폐렴으로 거동이 힘들어져 2주째 엄두를 못 내셨다. 그 2주 동안 나는 샤워할 때마다 못 씻는 아버지가 떠올랐다. 죄책감이라고 할 만큼 괴로웠다. 답을 주저하시는 아버지를 두고 내가 서둘러 대답했다. 씻겨드리지 못한 채 이대로 보낼 수는 없었다. 자원봉사자 두 분과 함께 내가 목욕 봉사에 참여했다. '콜록콜록' 힘겨워하시는 아버지를 오른팔로 안고 머리에 샴푸를 뿌렸다. 하얀 거품이 뭉게뭉게 솟아났다. 그리고 샤워 수건에 비누를 묻혀 몸 구석구석을 닦았다. 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거칠어질 때마다 아버지의 등을 토닥거리면서 '아버지 할 수 있어요.'라고 속삭였다. 내친김에 때수건으로 살살 때도 밀었다. 쉽지 않은 십 여분 간의 시간이었지만 아버지는 새사람이 되어 있었다. 아버지는 거울을 보자 하셨고, 내 가슴은 뻥 뚫렸다. 아버지의 투병 생활 중에 내가 가장 잘해드린 일이 바로 목욕 봉사였다.
글 |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신경외과 전문의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방화수류정에서 동북공심돈 가는 길방금 쪄낸 만두에서 김이 오른다. 하나 입에 넣으면 찬 기운 가셔주는 뜨거운 온기가 좋다. 따끈하게 속을 데우며 마음이 바쁘다. 수원화성은 왕권 강화를 위한 신도시로 화성(지금의 수원)을 선택한 정조 임금의 염원을 담아 다산 정약용의 감독 아래에 건설되었다. 10년을 예상했던 공사가 3년이 되기 전에 마무리되기까지 조선시대 최고 실학자 정약용의 아이디어가 곳곳에 담겨있다.
광교산에서부터 내린 물이 넘쳐흘러 물보라를 일으킬 때면 홍예문처럼 고운 무지개도 뜰 법하다. 그 풍경은 용연에서 바라보는 월출과 더불어 수원의 8경 중 하나로 꼽힌다. 국궁 체험을 할 수 있는 동장대 너른 터를 보며 동북공심돈으로 향한다. 다른 성곽에서 찾아볼 수 없는 벽돌로 쌓은 낯선 건물인 돈은 성곽 주변을 감시하기 위한 방어시설로 사용되었다. 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건물은 벽으로 난 구멍을 통해 적을 공격 할 수 있는 구조이다.
매력적인 모습의 동북공심돈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안이 보이지 않고 내부는 3층으로 분리된 매력적인 건물이다. 총 길이가 5.7km에 달하는 성곽을 쌓고 부속 건물을 짓는 일에 공을 세운 것은 서른의 나이로 축성의 책임을 졌던 정약용의 거중기 덕분이다.
지금으로 말하면 무거운 건축 자재를 들어 올릴 때 쓰는 기중기와 같은 것으로 도르래를 기본으로 한다. 돌과 벽돌을 이용해 만드는 성의 축조에서 무거운 자재를 손쉽게 움직일 수 있어 수원 화성의 공사 기간을 줄이게 된 큰 이유가 되었다. 거중기의 재현 모습은 화성박물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화홍문으로 내려와 화홍 어린이도서관 안쪽의 행궁동 골목길로 들어서면 마을벽화가 맞아준다. 나뭇가지처럼 화서문로는 사랑하다길, 처음아침길 등 새 이름도 얻었다. 담장에 핀 민들레도 보고 여인숙 담벼락의 황금 물고기도 만나며 골목을 빠져나오는 길에는 팔부자 거리도 만난다.
정조임금은 왕권 강화를 위해 화성에 신도시를 마련하고 읍성을 축조하고 상권 강화를 위해 서울의 부호와 8도 지방의 부자들에게 이주하도록 혜택을 주었다. 그들이 형성한 상가거리가 팔부자 거리다. 수원천을 건너면 화성박물관인데 화성 축조의 모든 비밀이 담긴‘화성성역의 궤’와 정조 문집‘홍재전서’가 전시되어 있다. 속이 비어 있는 공심돈의 내부가 재현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정조임금과 정약용의 이야기가 담긴 화성과 행궁동과 행궁 일대는 찾을 때마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매력적인 곳이다.
글·사진 | 유현영 여행작가 chella74@naver.com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좌)젊은 시절 자화상, 1640년 / (우)노년 시절 자화상, 1669년렘브란트는 약 90점이 넘는 자화상을 회화, 데생, 에칭(판화의 기법)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남겼다. 초창기 자화상 작품들은 인물의 표정을 연구하는 수단이었지만 후기로 넘어갈수록 화가 자신 삶을 반영하고 있다.
런던국립미술관에서 소장 중인 두 개의 렘브란트 유화 자화상은 인생의 다른 두 시점을 보여준다. 그는 한정된 색채로 밝음과 어둠의 차이를 강조하여 얼굴 표현을 극대화시키는 빛의 화가로 유명하다.
보통 회화 복원 계획에 앞서 작가가 사용한 물감의 안료를 연구하게 되는데, 그는 주로 검은색(골탄, bone black), 흰색(연백, lead white) 등을 이용하여 다양한 농도로 섞어서 사용했다. 렘브란트가 주로 사용한 납 성분이 있는 물감은 산화되면 대기 중의 황과 만나 검게 변색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므로 현시대의 우리가 감상하는 렘브란트의 어두운 색채는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왼쪽의 젊은 시절 화가는 검은색 모자를 쓰고, 조금은 무거운 듯 느껴지는 고급스러우면서 중후한 옷을 입고 자신감 있게 오른팔을 틀 위에 걸친 모습이다. 힘이 있는 눈과 다문 입술, 그의 젊고 탄탄한 피부는 정확하고 사실적인 묘사로 두드러진다. 모든 색칠은 신중하게 계획하여 붓의 질감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매끈한 화면을 연출했다. 젊은 렘브란트는 당시 34세, 그가 이미 화가로 성공한 나이로 자신감에 찬 모습이다. 이 당시 그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도 성공적이었으며 그의 예술도 번창하는 시기였다.
그러나 오른쪽 자화상은 63세의 나이로 사망하기 몇 개월 전의 모습이다. 붉은 갈색 계열의 두꺼운 옷과 모자, 미간 사이의 주름과 더 굳게 다문 입술, 백발의 머리,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오른팔을 틀 위에 걸친 모습이다. 특히 얼굴을 묘사한 그의 방법은 물감의 질감을 더욱 거칠게 표현하여 슬픔과 지친 표정을 극대화했다. 마른 붓을 이용해 질감이 그대로 나타났을 뿐 아니라 팔레트 나이프도 같이 사용하여 화면을 긁기도 하였다.
당시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모두 죽고 렘브란트는 경제적으로 파산상태였다고 한다. 자화상을 통해 육신과 정신을 관통했을 숱한 세월을 보여줌과 동시에 늙었지만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뛰어난 능력은 잃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적외선 촬영조사에서 원래는 그가 붓을 들고 있었다는 것이 발견되어 자신을 화가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주체적 인간으로서 드러내고 싶었던 점을 읽어낼 수 있다.
야경 (1642), 유화렘브란트의 가장 유명한 초상화는 단연 <Night Watch, 야경>이란 작품이다. 1642년 제작된 당시, 사랑하는 아내가 죽고, 그에게 불행한 시기가 왔지만 이 작품을 통하여 다시 한번 그의 위력을 보여준다. 이 그림은 주문 제작한 초상화로 화면 속 등장하는 인물들을 역동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그 유명세만큼이나 이 작품 복원의 역사는 남다르다. 18세기 처음 복원 작업이 이루어졌을 때, 미흡한 당시 기술로 100년 넘게 쌓여온 그림 위 검은 먼지들을 제거하지 않은 채 바니쉬 작업(유화의 마지막 작업으로 그림을 보호하고 광택 효과를 위해 칠하는 일)을 진행해 작품이 어두워졌다. 1975년에는 정신이상자에 의해 빵칼로 지그재그 모양으로 찢기는 일도 있었으며, 1990년 염산테러도 당했다. 염산은 감시관에 의해 재빨리 저지되고 응급조치가 이루어져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었지만 한 작품이 여러 번 복원전문가의 손을 거치고 고쳐진다는 건 참으로 극적이고 비극적인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야경>은 암스테르담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보호대를 설치하여 작품과 관람객 사이의 거리가 조금 먼 거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글·사진 | 조자현 예술학ㆍ회화보존전문가ㆍ제나미술품보존연구소 대표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안과 진경현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김우식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신경정신과 조성훈 교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정원석 교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침구과 이상훈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내과 전 숙 교수COPYRIGHT(C)KHM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