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S2012 DECEMBER Vol.389
환자와 함께 걷는 길
보철과 배아란 교수
술 권하는 연말? 금주가 필요한 연말
잦은 술자리, 내 피부가 위험하다
폭음, 머릿속이 정전되다
안면홍조증, 찬바람에 홍당무되는 내 얼굴
내게 맞는 치아교정, 교정치료 제대로 알고하자!
줄기세포는 어떻게 생겼나요?
폐기능검사
만성중이염센터
남한산성
미술복원이야기
(24)매복치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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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아란 교수는 6개월 만에 병원을 찾은 환자 이름을 또렷이 기억한다. 환자의 성격, 치아상태, 목소리 모두. 환자를 마음으로 맺은 가족이라 여기고 있는 배 교수에게 이런 기억력은 당연하다. 학생 시절 ‘환자에게 틀니를 해준다는 건 곧 결혼을 하는 것과 같다’는 은사의 가르침을 지금도 마음에 새기고 있다. “환자와 의사간의 유대관계 없이 온전한 진료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다른 사람은 다 이해하지 못하는 4살짜리 아이의 말을 엄마가 한 번에 알아듣는 건 정서적 유대관계가 있기 때문이죠. 환자와 의사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었을 때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전문분야 | 임플란트보철, 심미보철, 특수보철
진료시간 | 월·수·목·금(오전), 월·수(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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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다 모임이다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이다. 적당한 음주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사회생활에 윤활유 역할을 하지만 과한 음주는 건강에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15세 이상 술 소비량 세계 2위이며,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성인 월 음주율은 2005년 54.6%에서 2010년 60.4%로 늘었다. 1회 평균 음주량이 소주 1병(7잔, 여성은 소주 5잔을 주 2회 마시는 비율)을 넘는 '고도위험 음주자'는 2001년 전 인구의 19.1%에서 2005년 26.1%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성인 남자 세명 중 한 명이 고도위험 음주자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주폭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연말이라 술 권하는 일이 많아지겠지만 건전한 음주가 왜 중요한지, 폭음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 건강한 음주에 대해 알아두는 것이 좋겠다.
김병호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전문분야 | 간염, 간경화, 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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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우은혜(28) 씨는 연말을 맞이해 기분 좋게 한 해를 정리하고 싶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계속되는 술자리 탓에 괴롭기만 하다. 최근 과음과 불규칙한 생활습관으로 건강이 나빠진 것은 물론 수면시간도 급격히 줄었다. 특히 평소에는 없던 피부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고, 아침에는 평소보다 피부가 건조하고 푸석거려 화장도 잘 받지 않는다. 이처럼 1년 동안 공들여 관리한 피부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막으려면 음주 후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술로부터 소중한 피부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김낙인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전문분야 | 건선, 여드름, 레이저, 아토피 피부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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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술’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자는 좋은 의미로 모임에 참석하지만, 지나치게 술을 마시다 보면 심한 후유증을 남긴채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될지 모른다.
의학의 성인 히포크라테스는 2,700여 년 전 "술(포도주)은 음료로서 가장 가치 있고, 약으로서 가장 맛있으며, 음식 중 가장 즐겁게 해주는 것"이라 말했다. 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고,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현명하게 술을 마시는 즐거운 연말을 보내도록 하자.
김종우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분야 | 스트레스클리닉, 우울·불안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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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안면홍조’때문에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부인과를 찾는 환자의 얘기다. 안면홍조를 영어로는“Hot Flash”라고 하는데, 마치 플래시(Flash)를 비춘 것 같이 얼굴에 열이 확 오르면서 붉게 달아오르는 것을 뜻한다. 안면홍조는 구조적으로 얼굴 부위 말초혈관이 확장되며 중심 체온이 낮아지는 것과 연관이 있다. 쉽게 말해 열이 온몸에 잘 퍼지며 조절되어야 하는데 그 균형이 깨진 것이다. 우리 몸속 한열(寒熱)의 균형이 깨지면 땀이 많이 나며 심계항진, 대사항진, 극도의 불안감, 불면증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황덕상 교수
경희대학교한방병원 부인과
전문분야 | 임신병, 산후병, 갱년기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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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미소는 사람을 매력적으로 만든다. 뛰어나게 예쁘지 않아도 웃는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은 호감 가는 첫인상을 준다. 그렇다면, 과연 웃는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고르고 하얀 치아를 가졌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긍정적 이미지를 위해 교정을 결심한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교정치료가 치아 건강과 심미 증진을 위한 일반적인 치료로 인식되며 교정 환자도 계속 늘고 있다. 교정방법 역시 다양해지고 있으나, 일반 사람이 다양한 교정치료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다. 내게 맞는 치아교정 방법은 무엇인지 다양한 교정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박기호 교수
경희대학교치과병원 교정과
전문분야 | 설측교정, 성인교정, 청소년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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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혈 기관인 골수에서 혈액 세포가 만들어지는 조혈작용은 조혈 조상 세포인 조혈 줄기세포(또는 조혈모세포)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조혈모세포가 여러 단계의 분화과정을 거쳐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으로 분화 증식하는데 현미경으로 보면 조혈모세포는 비교적 세포 크기가 크고, 세포질보다 핵의 비율이 높고 핵 내의 염색질은 매우 엷어서 마치 수채화 물감으로 칠한 듯한 느낌이다. (사진의 동그라미)
이에 비해 성숙한 세포는 크기가 작아지고, 세포질이 풍부해지며 핵 내의 염색질도 응축하여 진해지므로 크레파스를 뭉개어 놓은 듯하다. (사진의 파란 화살표들)
최근 조혈모세포를 이용한 다양한 치료법들이 연구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아직은 현미경 렌즈를 통해 이 세포를 만나고 있지만 앞으로 새로운 치료법을 통해 더욱 친숙하게 생활 속에서 만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조선영 교수
경희대학교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전문분야 | 임상화학·진단분자유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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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병명 진단과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의료기기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환자 중에는 이런 의료기기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검사와 치료에 앞서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병원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의료장비에 대해 알아봅니다.
폐는 대기로부터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는 환기역할과 폐포·모세혈관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며, 혈액순환과 혈액을 통하여 몸의 말단조직까지 산소를 공급한다. 동맥혈의 산소와 탄산가스의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을 호흡이라 한다. 이때 여러 단계에 걸쳐 이루어지는 가스교환의 호흡기능을 측정하는 검사가 폐기능검사이다.
경희대학교병원 폐기능검사실
문의 | 02-958-8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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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 남성 A씨는 최근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해 병원을 찾았다. A씨는 어렸을 때 친구와 장난치다 고막이 찢어져 당시 치료를 받았으나 완전히 고막이 아물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를 멈췄다. 이후 가끔 귀에서 고름이 묻어 나왔고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피곤하면 냄새나는 진물의 양이 많아졌지만, 여유가 없어 병원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생활이 점차 불편해져 병원을 찾았고, 검사 후 고막 천공을 동반한 만성중이염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비교적 초기에 수술을 해 염증도 깨끗하게 제거하고 청력도 회복할 수 있었다.
70대 여성 B씨는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알아보기 위해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B씨는 어렸을 때 귀앓이를 했으나, 당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검사 결과 고막 천공은 없었으나 고막 위쪽이 심하게 함몰되어 있었고, 진주종성 중이염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진단되었다. 귓속 뼈(이소골) 일부가 손상된 채 안면신경이 노출되어 있었으며, 뇌를 감싸고 있는 뼈도 일부 녹아 있었다. 더 진행되면 안면마비와 함께 심각한 뇌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 상태였으나, 다행히도 B씨는 염증을 제거하여 심각한 합병증을 방지할 수 있었다. 청력은 이미 감각신경성 난청이 온 상태로 수술 3개월 후 보청기를 착용해 난청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경희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외래
문의 | 02-958-8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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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1년 차 때 일이다. 당시 80세 가까운 할머니 한 분이 입원했다. 병명은 뇌수막종, 뇌종양이었다. 할머니는 길을 걷다 경련하면서 쓰러져, 응급실에 왔는데 그 원인을 찾던 중 뇌종양이 발견된 것이다.
경련을 유발하는 뇌수막종은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뇌종양 제거 수술이 할머니가 입원한 이유였다. 그런데 수술 준비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했다. 할머니에게 허혈성 심장병도 있었던 것. 이때 처음 진단된 것이지만, 이전에 할머니가 가끔씩 느꼈던 가슴통증은 이 때문이었다. 심장내과와 마취통증의학과에 자문했다. 심장내과에서는 뇌종양수술을 견뎌내기에 할머니의 심장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주었다. 그리고 이 의견에 따라 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수술을 허락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다. 할머니는 그렇게 퇴원했다. 한 달쯤 지났을까, 입원환자 명단에 할머니 이름이 보였다. 즉시 달려가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는 수술 받을 수 없는 상태인데, 왜 다시 입원하신 거예요?”
할머니는 기다렸다는 듯 말하길.
“내 머릿속에 이상한 것이 있는 채로는 단 하루도 살기 싫어, 그러니까 어서 수술 해줘.”
“할머니, 지난번에 심장 보시는 선생님이 수술 받다가 돌아가실 수 있다고 했잖아요.”
“젊은이, 난 이렇게 찝찝한 채로는 하루도 못살아 그런 줄이나 알아.”
이 말을 듣고 나는 마취통증의학과 과장님 방을 찾아갔다. 신경외과 1년 차로서는 꽤 용기를 낸 것이다. 과장님은 내 말을 듣고, 보호자를 한 명도 빠짐없이 불러오라 했다. 나는 할머니의 아들과 딸을 모시고 갔다. 보호자들도 수술이 달가울 리 없다. 하지만, 젊은 초보의사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어떻게 설득 당했는지를 듣고서는 마취과 과장님이 직접 작성한 특별수술 동의서에 서명했다. 그렇게 할머니의 뇌종양 수술이 이루어졌다. 1년 차인 나는 수술에 참여하지는 못했다. 대신 수술 이후 할머니가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내가 전공의 주치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수술 직후 찍은 머리 CT 사진을 보니 뇌종양은 말끔히 제거됐다. 수술 후 출혈 소견도 없었다. 이젠 할머니의 몸 상태만 이전으로 돌리면 된다. 그런데 수술 직후부터 문제가 생겼다. 할머니의 소변이 너무 적게 나오는 것이다. 심장내과와 신장내과에 자문했다. 수액 양과 이뇨제 용량을 조언 받은대로 처방했다.
마취가 깨자 할머니는 의식을 차렸다. 내가 그 초보의사인 것도 알아보셨다. 할머니의 손에 내손을 갖다 대자 할머니는 꼭 쥐었다. 그런데, 할머니의 소변량이 영 신통치 않다. 이렇게 소변이 나오질 않으면, 투석을 해야 한다. 하지만, 폐에 물이 차기 시작하면, 그땐 답이 없다. 소변이 무조건 나와야 한다. 심장내과, 신장내과, 호흡기내과, 비뇨기과 등 여러 교수님이 할머니의 치료에 참여했다. 마취통증의학과 과장님도 수시로 중환자실에 들러 상태를 점검했다. 하지만, 할머니의 폐에는 점점 물이 차기 시작했다. 집에 가는 걸 반납하고 애타게 할머니의 소변 줄만 바라보기를 일주일, 할머니는 나의 애원을 끝내 들어주시지 않았다. 그렇게 허망하게 돌아가셨다.
신경외과 1년 차에게는 슬픔을 느낄 새가 없다. 특히 그때는 1년 차 말이어서, 2년 차 일인 척수조영검사를 한참 배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방사선사가 나를 부른다. 누가 찾아왔단다. 창문으로 언뜻 보니, 아뿔싸, 그 할머니의 아들과 딸이었다. 나는 그들이 나의 멱살을 잡으러 온 것임을 직감했다. 하지만, 피할 수만은 없는 일, 올 것이 왔다는 각오로 맞이 했다.
그런데, 그들이 내게 건넨 건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원망이 아닌 10만 원이 들어 있는 돈 봉투였다. 그리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내 손을 꼭 잡아주었다. 당신의 어머니를 일주일 만에 돌아가시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내게 말이다.
폐암으로 투병 중이던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 폐 한쪽을 떼어 내면 안 되겠느냐고 물으셨다. 기침하는 게 그렇게 힘드셨던 거다. 4기 폐암에 한쪽 폐를 떼어 내는 건 의학적으로 의미없다. 그런데 그때 할머니 생각이 났다. 아버지가 먼저 그 할머니를 만나겠구나 싶었다.
조동찬 SBS 의학전문기자·신경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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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된다는 것은 상반된 감정을 갖게 한다. 서늘한 공기는 차갑지만 신선하고 쨍하게 낮은 기온은 머리를 맑게 한다. 따뜻하게 껴입은 옷은 계절과 상관없이 포근하고 나른하다. 잠깐의 볕이 내리쬐면 얼마나 달콤하고 귀한지. 해가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면서 차분하게 되돌아 볼 시간을 이전보다 더 많이 갖게 된다. 차갑지만 영롱하게 빛나는 겨울의 한가운데로 들어간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남한산성 길은 걷기에 편한 길이다. 걷다 보면 송골송골 땀이 맺히고 온몸은 후끈 달아올라 힘이 솟는다.
글·사진 | 유현영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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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보존가는 작품 복원에 앞서 정밀진단을 통해 그림을 관찰하는데 그 속에 숨어있는 재미있는 단서를 찾기도 한다. 정밀진단방법에는 육안조사부터 과학적 분석 방법까지 다양한데 그림에 쓰인 재료와 표면의 모습, 작가의 기법과 제작과정, 밑그림, 그리고 그림 형태의 변화까지 알 수 있다. 이런 객관적인 사실들은 그림 복원에 있어 정확한 단서로 활용된다.
피카소의 몇몇 그림들에서 흥미로운 밑그림들이 발견되었다. <아비뇽의 아가씨들>에서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것을 X선 촬영을 통해 확인했다. 여자의 눈과 코, 입의 위치가 처음의 밑그림과 다른 위치에 채색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에서 태어난 피카소는 젊은 시절 파리에 머무르며 부랑자, 알코올중독자, 거리의 여자를 주로 그렸다. 검푸른 색을 위주로 사용하여 그 우울함의 분위기를 더욱 강조했는데 20대의 젊은 작가였던 그는 다른 젊은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미술재료를 아끼려고, 사용한 캔버스를 다시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곤 했다.
1903년에 완성된 <The Old Guitarist>는 우울한 분위기에 낡은 옷차림의 노인이 기타를 들고 명상하듯 앉아있다. 이 작품을 X선으로 촬영해보니 오른쪽 흑백사진에서와 같이 아이와 함께 앉아있는 나체의 여인이 있고 그 옆에는 말과 양의 그림을 발견할 수 있다.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개의 그림이 한 작품 속에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피카소의 그림 중 1904년 작품 <Woman Ironing>은 적외선 촬영을 통해 거꾸로 된 콧수염이 있는 남자의 형상이 속에 그려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마도 피카소는 처음에 남자의 초상화를 그렸다가 몇 년 후 캔버스의 위아래를 돌려 다림질하는 마른 여성을 완성시킨 것으로 추측된다. 이를 가지고 미국 복원가들과 미술사학자들은 이 콧수염 남성의 정체를 추적하기 위해 피카소의 다른 그림들을 연구했다. 후보로 오른 이들은 피카소의 친구이거나 혹은 피카소 자신일거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화가가 자신의 얼굴을 그릴 때 대부분 거울을 보고 정면으로 응시하는 자화상의 전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그림을 제작할 당시 1904년, 그가 22살이었을 때 피카소는 수염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지인들 중 가장 비슷한 얼굴로 찾은 이가 바로 Ricard Canals라는 스페인 화가이다. 그는 피카소보다 나이는 많지만 당시 경쟁자이자 친구였다고 한다. 미술품은 관람객의 감상을 위해 복원되지만, 미술복원가는 감상적으로 복원하지 않는다. 모든 예술보존작업은 객관적이고 과학이란 조력자의 도움으로 진행된다.
글·사진| 조자현 예술학ㆍ회화보존전문가ㆍ제나미술품보존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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