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S2012 JUNE Vol.383
소리없는 저격수, 뇌혈관질환정복을 꿈꾸다
신경외과 최석근 교수
까칠한 자외선의 계절, 방심은금물
눈병주의보! 손자주 씻어요
외부활동이 많아지는 시기, 응급처치법
라미네이트 치료인가, 성형인가
지긋지긋한 발목 염좌, 내버려두면?
염색체 이상 검사
선형가속기
치료영상의학 클리닉
안과 곽형우 교수
서서울 호수공원
(18)불소도포와 실란트
최석근 교수는 뇌혈관수술을 오케스트라 지휘에 비유한다. “외과의사 누구나 그렇듯 수술실에서는 초집중 상태가 됩니다.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모든 사람의 움직임이 조화로워야 합니다. 뇌혈관질환은 수술 중 사소한 움직임으로 발생하는 큰 사고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죠.”
전문분야 | 뇌혈관질환
진료시간 | 토(오전), 목금(오후)
뜨거운 햇살과 높은 기온만큼 자외선 지수도 높은 여름이 다가왔다.
이때 피부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피부가 많이 상할 수 있다. 더운 날씨와 강한 자외선에 피부는 탄력을 잃고 지치기 쉽다. 특히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는 밖에 30분 정도만 서 있어도 얼굴이 붉어지고 반점 같은 색소침착이 생길 수 있다. 건강하고 청결하게 여름을 날 수 있는 피부 관리법에 대해 알아보자.
초여름! 많은 사람이 더위를 피하고자 산과 계곡, 바다 혹은 수영장으로 모이다 보면, 많은 인파 속에서 눈병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쉽다. 눈병은 접촉으로 전염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눈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대개 초여름부터 유행하는‘결막염’은‘유행성 각결막염’이거나,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에 의한‘급성출혈성 결막염’(일명 아폴로 눈병)으로 과거 여름철 많이 발생하였지만 요즘은 개인간의 접촉이 많아 계절에 상관없이 환자가 발생한다.
이런 질환은 감기처럼 바이러스가 원인인데 눈의 혈관이 확장되어 흰자위 윗부분이 심하게 부어오르거나 충혈되며, 눈에 모래가 굴러다니는 것 같은 이물감과 통증을 호소하고 눈곱이 많이 생겨 아침에 일어나면 눈을 뜨기가 어렵다.
심한 경우, 눈꺼풀이 붓기도 하며 일부에서는 고열, 근육통, 무력감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평균 2~3주 내에 호전되지만 그 기간에 병원균의 감염력이 높거나 환자의 면역력이 떨어져 있다면 결막염 외 각막에도 손상이 생기고 눈꺼풀 속에 끈적끈적한 막이 생길 수도 있다.
합병증을 피하려면 술, 담배를 피하고 식생활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병은 전염성이 있어 한쪽 눈부터 시작해 대부분 양쪽 눈에 생기며, 각막염증이 함께 있을 때는 눈을 뜨기가 어렵고 눈이 부신다. 나중에는 각막혼탁이 여러 곳에 생기고 시력까지 떨어져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짧았던 봄을 뒤로하고 벌써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여름이 되면 기온이 올라가 많은 질환이 발생한다. 특히 외부활동이 급증하는 초여름에는 야외에서 당하는 크고 작은 사고 때문에 즐거운 여름을 집안에서 보내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초여름 자주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대해 알아보자.
사람들은 흔히 라미네이트와 치아 성형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엄밀하게 말하면 라미네이트를 치아 성형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오용이다. 통상적으로 치아 성형술은 치아의 뿌리가 갈라지는 부분에 치석이 형성되는 것을 방지하고, 염증을 예방하려고 표면의 형태를 변형시키는 것을 말한다. 즉, 라미네이트는 심미성을 목적으로 하는 보철 치료의 일종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치아 성형술이라 불리는 것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전혀 다른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일반인이 알아야 할 라미네이트 관련 지식
일반인은 자신이 어떤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지 혼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요즘은 과장되었거나 허위 사실을 포함한 광고가 많아, 전문가와의 상담없이 스스로 판단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심미성을 목적으로하는 치료이지만, 심미성과 건강한 구강 건강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궁극적인 라미네이트 치료의 목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람은 두 발로 걸으면서 살아간다. 전 체중을 지탱하면서 일상에서 가장 혹사당하는 관절이 발목 관절이다. 따라서 다칠 가능성이 크며, 대표적인 손상이 바로 관절 염좌이다. 누구나 일생 중 한번 이상은 발목을 삐는 경험을 해보았을 정도로 발목 염좌는 흔한 질환이다.
발목 염좌란 발목 주위의 인대손상을 의미하는 말이다. 인대는 관절을 이루는 뼈들이 어긋나지 않고 정해진 범위에서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관절을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외부의 힘이 강하게 작용하여 뼈들이 어긋나는 상황이 오면 인대가 이를 막아주어 관절이 손상되지 않도록 양 뼈를 묶어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외부의 힘이 인대의 탄력보다 더욱 강하게 가해지면 인대가 늘어나거나(1도 염좌) 부분적으로 찢어지거나(2도 염좌) 완전히 끊어진다.(3도 염좌)
중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배웠듯 인간의 염색체 46개는 44개의 상염색체와 2개의 성염색체로 이루어져 있다. 이 염색체의 개수가 하나 빠지거나 더해지거나, 또는 염색체 일부분이 빠지거나 더해지는 것은 다양한 질병과 관련이 있다. 대표적으로 다운증후군이 있는데, 이 증후군에서는 두 개의 정상 21번 염색체에 하나가 추가되어 3개가 관찰된다.
다양한 염색체성 질환을 진단하려면 혈액 세포에서 염색체를 얻어 번호대로 배열하고, 염색체 개수, 모양, 크기 그리고 밴드라고 불리는 염색체 줄무늬의 이상 유무를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한다.
하나의 염색체는 중간에 중심체라는 매듭을 갖는 유연한 끈 모양의 구조물이기 때문에 그림과 같이 재미있는 배열로 연출해 볼 수도 있다.
정확한 병명 진단과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의료기기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환자 중에는 이런 의료기기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검사와 치료에 앞서 혼란스러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병원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의료장비에 대해 알아봅니다.
임신 38주에 3.0kg의 건강한 남아를 자연분만한 이미진(여,31) 씨는 분만 후에도 잦은 하혈로 약물치료를 받으며 생활했지만 갑작스런 대량의 하혈(자궁이완증)로 새벽에 응급센터를 찾았다. 산부인과 의료진은 수술을 통해 자궁을 적출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치료영상의학 클리닉에 의뢰해, 산모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응급 자궁동맥 혈관 조영술에 이은 자궁동맥 색전술을 실시했다.
영상 유도를 이용한 인터벤션 치료는 현재 첨단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새로운 치료법이 계속 연구 개발되고 있고 앞으로 21세기의 과학문명과 함께 더욱 발전되리라 전망되는 분야이다. 경희대학교병원 치료영상의학 클리닉에서는 환자의 현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내과, 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등 전문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여 약물치료, 수술치료, 인터벤션 등 환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하며 필요 시에는 여러 치료법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치료영상의학 클리닉은 개설이래 임상 의료진과의 꾸준한 협진으로 시술건수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011년에는 년간 시술건수가 6천례를 넘어섰다.
특히 최근 3년간 3배 이상의 폭발적인 시술건수 증가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치료영상의학 클리닉에 치료가 의뢰되어 시술되는 건수는 계속해서 증가될 것으로 생각된다.
국제학회 개최는 최근 국내 학회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세계적 석학들의 참석으로 인적교류를 넓히고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있어 국제학회의 국내 개최처럼 효과적인 것이 없다. 지난 4월 부산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안과학회는 이런 변화의 추세를 보여주는 행사였다.
세계안과학회장, 미국안과학회장, 유럽안과학회장 등 세계적 석학을 비롯해 전 세계 65개국에서 의사 5천여 명이 참석했다. 앞서 시드니와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안과학회는 언어문제와 전반적인 강연의 질이 다소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부산에서의 학회는 무리없는 진행과 학술적인 부분의 준비가 훌륭했다는 호평을 받으며 마무리됐다.
이번 아시아태평양안과학회(이하 APAO)의 성공적 개최를 이끈 안과 곽형우 교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을 만나 APAO 개최의 성과와 앞으로 안질환 분야의 의료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곽형우 교수는국내 망막질환 치료의 권위자이자 대한안과학회이사장을 맡고 있다. 망막관련 치료에 가장 다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명의로 유명하다. 2009년 6월 대한안과학회 이사장 취임 후 학회 회무를 총괄, 이사회와 상임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며 많은 학술대회를 주관해왔다. 노령화시대 3대 실명질환인 녹내장, 황반변성, 당뇨망막변증을 홍보하고 눈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국민안보건 9개 건강수칙’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으며 우리나라 안질환 치료수준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것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몽골국립의대 관계자 방문 ; 왼쪽부터 안과 유승영 교수, 몽골의대 부학장, 곽형우 교수, 몽골의대 학술부장
지난 어버이날, 아버지를 모셔 둔 성당을 찾았다. 카네이션을 좋아했던 아버지 앞에서 한참 목놓았다. 슬픔 때문만은 아니다. '그리움', 보고 싶어서였다. 그리움은 슬픔보다 훨씬 강력하면서도 오래간다.
아버지는 내가 초등학생 시절, 서툰 솜씨로 만든 색종이 카네이션을 온종일 가슴에 달고 다니셨다. 아버지의 유일한 자랑, 공부 잘하는 아들이 만들어 준 거니까 투박한 건 중요하지 않았을 거다. 어린 나이였지만 이런 아버지의 마음을 간파했기에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 드리는 이벤트는 잊지 않고 해마다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지난해 어버이날은 아버지의 생전 마지막이었다. 마지막이라는 걸 역시 그때는 알지 못했다. 대신 환자와 환자의 가장 가까운 보호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 얼마나 지쳐 있는지 확인하는 이벤트, 아니 사건이 발생했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나, 그렇게 가까운 우리가 서로 얼마나 할퀴었는지…….
큰 병은 환자와 가족 모두를 예민하게 한다. 그리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 지치고 갈등이 쌓이게 된다. 하필이면 그 갈등의 골이 어버이날 터진 것이다. 어버이날을 한 시간 남겨둔 밤 11시가 되어서야 카네이션을 사러 꽃집으로 갔고, 눈물의 카네이션 이벤트는 그래도 생략되지 않았다.
그 즈음에 아버지는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에서 조금씩 회복하고 있었다. 혼자 걸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음식을 어느 정도 드실 수 있었다. 그리고 암 덩어리도 1/4 크기로 줄어들었다. 수술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의료진의 말에 암을 이겨낸 듯 기뻤다. 하지만, 이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바로 아버지의 머리 MRI 결과를 확인하는 날이었다. 그날은 때마침 시간이 되어 내가 동행했다. 보통 폐암의 전이 여부는 몸 전체를 샅샅이 뒤져 1cm 크기의 암도 찾아낼 수 있는 PET CT로 확인한다. 아버지는 PET CT를 세 번 촬영했다. 하지만, 머리는 PET CT로 전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MRI로 따로 검사해야 한다.
신경학적 증상이 없는 폐암 환자가 꼭 머리 MRI를 찍어야 하느냐는 의사마다 의견이 다르다. 폐암이 드물지 않게 머리로 전이되므로 찍어야 한다는 의사와 신경학적 증상이 없으면 찍을 필요가 없다는 의사도 있다. 아버지의 첫 번째 주치의는 후자였고, 두 번째 주치의는 전자였다.
이런 이유로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나고 나서야 머리 MRI를 촬영하게 된 거다. 그런데 머리 MRI를 보는 주치의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깊은 한숨 후에 청천벽력 같은 한마디, 머리로 전이되었단다. 이젠 수술이 어렵고, 방사선 치료도 필요 없단다. 그저 항암치료를 받으며 기적을 바랄 수밖에 없다는 말을 아버지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게 설명해주었다.
모든 게 끝이구나 할 순간, 주치의가 컴퓨터 모니터에 띄운 머리 MRI 사진이 내 눈에 들어왔는데 뭔가 이상했다. 주치의가 가리킨 머리의 종양 부분은 일반적으로 폐암이 뇌로 전이됐을 때의 모습이 아니었다. 신경외과 전문의 수련 과정에서 배운 거다. 주치의에게 뜻을 전달했다. 전이된 암이 아닌 것 같다고. 하지만, 내가 신경외과 전문의인 걸 아는 주치의는 정식 판독 결과지를 보여주며 영상의학과 교수, 그것도 뇌만 전문으로 보는 교수가 판독한 것인데, 틀릴 리 없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제아무리 신경외과 전문의일지라도 MRI의 판독을 두고서는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는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건 의사끼리 그런 거다. 난 보호자다. 아버지가 방사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끝내고 수술을 받느냐, 아니면 그저 항암치료로 조금 생명을 연장하느냐가 달린 것 아닌가?
의사로서는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보호자로서는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했다. 그래 내가 틀릴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틀렸다는 증거가 더 필요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버지가 5년 전 공사현장에서 떨어져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게 떠올랐다. 당시 내가 군의관 신분이었는데, 병원 응급실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아버지는 머리 CT 촬영을 했다.
서울의 서쪽, 부천시 고강동과 양천구 신월동에 걸쳐 있는 능골산 자락에 서서울 호수공원이 있다. 원래는 신월 정수처리장이 있던 자리다. 2003년 9월 이후로 역할이 사라진 이곳은 2009년 공원으로 재탄생한다.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좋은 쉴 자리가 되어주는 이곳에는 지난 시간의 흔적을 멋스럽게 남겨두었는데 푸른 신록과 어우러져 한창 보기 좋다.
몬드리안 정원
서서울 호수공원 재생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