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재·경희의료원약사
항생제
내성이라는 것은 과연 어떻게 항생제를 못쓰게 만들어 버리기에
그토록 무서운 것인가에 대해서 알아볼 필요가 있다.
내성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먼저 첫 번째로, 항생제가 작용하기
위해서는 세균이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 경우 세균이 자신에게
필요한 물질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수송 시스템(일종의
펌프라고 생각하면 됨)을 이용하는데, 일단 내성이 생기면 항생제만
선택적으로 잘 받아들이지 않기 시작한다. 결국 용량을 높여야 하는데
나중에는 원래 치료량의 100배나 되는 양에서도 세균은 까딱없이
생존할 수 있게 된다. 더구나 테트라사이클린에 내성을 가진 세균은
들어간 항생제를 펌프를 사용해서 거꾸로 다시 퍼낼 수도 있다.
참, 무서운 놈들이다.
두
번째로, 투여된 항생물질을 조금씩 파괴하거나 변형시킬 수 있는
내성이 있다. 이 경우 원래 투여된 항생물질과 모양이 확실히 달라지기
때문에 앞에서 얘기한 수송 펌프가 인식을 하지 못한다. 물론 세균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한다. 다음으로, 일단 세균 안으로 항생제가 들어가기는
하나 들어간 다음에 보니 표적물이 없는 경우이다. 일반적으로 항생제는
세균안의 특정효소를 공격하도록 설계가 되는데, 내성이 생기면
이 효소가 모양이 변하게 되고 항생제는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퀴놀론계 항생제나 리팜피신 등의 항생제에 이런 내성이 주로 생긴다.
마지막으로,
'모조품'을 만들어 내는 내성이 있다. 쉽게 말해서 세균에게 필요한
효소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필요없는 효소를 별도로 만들어 항생제의
공격목표가 되게 하는 것이다. 정말 요새 흔히 쓰이는 말로 '엽기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복합내성은 많으면 8~10개 정도가 한꺼번에 얻어지는데,
위에서 말한 내성들이 한꺼번에 생긴다면 도대체 항생제를 어떻게
쓸 수 있단 말인가? 몰랐다면 할 수 없어도 안다면 간과할 수 있는
문제는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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