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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는 치료 가능한가?
출처 :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 심우영 교수    최종수정 : 2003-09-30   입력 : 2003-09-30

심우영 피부과교수

  멋있고 아름다운 모발을 갖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인상을 심어주는가 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사람에게 모발은 생명과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나 첫인상을 결정지워 주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이다. 모발의 변화로 인해 훨씬 더 매력적이고 아름답고 멋있게 보이게 된다. 우리의 삶이 이전보다 윤택해지고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에 에 관심이 높아지며 그 한 부분으로 탈모에도 이전보다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탈모증중 가장 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남성형 탈모증'인데 이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안드로겐의 작용으로 사춘기 이후 탈모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질환으로 생각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정상적인 노화현상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남성형 탈모증은 남자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으나 여자에서도 발생하며, 그 양상은 남자와 여자가 다르지만 발생하는 기전은 같다.

  남자 14.1%, 여자 5.6% 탈모증

  남성형 탈모증은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으로 백인의 경우 성인남자의 50% 이상에서 남성형 탈모증을 보이지만, 한국인은 백인에 비하여 연령별로 10∼20%정도 낮게 나타나고, 성인남자의 14.1%, 성인여자의 5.6%에서 남성형 탈모증이 관찰된다. 반면 전체적인 발생율은 백인에서 높지만 치료에 대한 욕구는 한국인에서 더 높은 것으로 생각된다.

  남성형 탈모증의 유전양상은 논란이 많으나 발현의 다양성을 보이는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된다. 많은 탈모증 환자들이 자신의 가족 중에는 소위 대머리가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일반인들의 생각에 나이가 들면 어느 정도의 탈모는 정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생각된다. 남성형 탈모증의 분류에 분명히 속하는 환자들을 일반인들은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남성형 탈모증의 원인은 1942년 해밀턴이라는 학자에 의해 처음 제기되었다. 사춘기 이전에 거세되어 남성형호르몬 분비가 안되는 환자는 탈모증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더욱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에게 남성호르몬을 투여한 후 턱수염이 자라나고 남성형 탈모증이 발생하여 남성호르몬이 남성형 탈모증의 발생의 원인물질임을 처음으로 발견하였다.

  남성호르몬이 원인이지만, 탈모증 환자와 정상인을 비교하였을 때 호르몬양이 차이가 없고 탈모가 일어나는 모낭에서 더욱 강력한 호르몬으로 변화되는 양이 많아지므로 탈모가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탈모증 환자들은 정력이 강하고 더욱 남성답고 몸에 털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신의 털, 뼈의 밀도, 굵기, 피부, 근육의 두께 등 남성호르몬과 관련된 지표들은 정상인과 차이가 없다.

  남성호르몬이 탈모 발생의 원인

  남성호르몬은 종류는 여러 가지 있는데 testosterone 호르몬이 체내를 순환하다가 필요한 장기에서 강력한 형태인 DHT로 전환되어 사용된다. 5α-reductase는 testosterone을 강력한 형태인 DHT로 전환시켜 주는 효소로 비뇨생식기 뿐만 아니라 피부의 섬유아세포, 모발에도 존재한다. 탈모 부위에서 비탈모 부위보다 5α-reductase의 활성도가 높으며 두피의 부위에 따른 모발 성장의 차이는 5α-reductase 활성도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5α-reductase는 적어도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하는데 type-I 5α-reductase는 주로 두피의 모발에 존재하며, type-II 5α-reductase는 주로 전립선과 턱수염에 존재한다. 최근에는 두피의 모발에도 type-II 5α-reductase가 존재하는 사실이 밝혀졌다.

  남성형 탈모증을 치료하기 위해 수많은 약제들이 개발되고 판매되고 있으나 완전하고 영구적인 약제는 아직 없다. 발모효과가 입증된 약제는 국소도포제로는 미녹시딜, 경구복용제로는 프로페시아가 있다.

  미녹시딜은 강력한 혈관 확장작용이 있어 고혈압치료제로 개발되었다. 그러나 경구투여 받은 환자의 약 70%가 안면 및 팔다리 등에 다모증이 발생하여 이를 탈모증 치료를 위한 국소도포제로 개발한 것이다. 이 약제의 효과는 수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검증되었으며 현재 시판되고 있는 국소도포제중 유일하게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으로부터 발모제로 공인받은 약제이다. 프로페시아는 type-II 5α-reductase 억제제이다. 프로페시아는 혈청, 전립선, 두피의 DHT를 감소시키는데 수 년전부터 전립선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제이다.

  경구복용제 프로페시아 81% 효과

  최근, 18세부터 41세까지 남성형 탈모증을 보인 남자 1,553명을 대상으로 프로페시아를 2년간 투여하여 남성형 탈모증에 대한 효과를 관찰한 연구에 따르면, 약 80%의 환자에서 모발의 수가 증가하고 탈모반의 크기가 감소하는 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현재까지 바르는 발모제인 미녹시딜 만으로 치료하던 피부과 의사들에게 남성형 탈모증에 대항할 수 있는 또하나의 무기가 생긴 것으로 그 의미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발매된지 약 1년이 경과하여 많은 사람들이 좋은 효과를 보고 있으며 그 효과는 치료를 시작하는 연령이 적을수록 좋은 것으로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부작용을 걱정하는데, 발매초기에 일부에서 성욕감퇴, 발기부전, 정액양 감소 등이 있었으나 최근 발표된 5년간의 임상실험에 의하면 성기능과 관련된 부작용을 호소한 환자는 전체의 0.6%로 극히 미미하게 관찰되었다. 약을 복용하기 전에 많은 환자들이 성기능과 관련된 부작용을 걱정하고 질문하지만, 미국에서의 실험결과나 필자의 임상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비교적 안전하게 처방할 수 있는 약제로 생각된다. 그러나 한가지, 이 약제는 가임여성의 태아에게서 남성성기 형성에 장애를 줄 수도 있으므로 투여하면 절대 안된다.

  이전에는 유전으로 인한 탈모증은 치료할 수 없는 현상이고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했다. 그러나 탈모초기에 이와 같은 약제를 투여하므로 현재의 탈모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머리가 많았던 상태로 되돌아가 걱정에 차있던 환자의 얼굴이 밝게 변하고 그들의 삶에 의욕이 넘치고 인생관이 달라지는 모습을 볼때, 팔자는 한 생명이 위독한 질환에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의사가 느끼는 보람 이상으로 가슴이 뿌듯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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