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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의 부작용으로 병을 치료한다?
원장원 | 가정의학과 교수 노인병클리닉
옛말에 '소 뒷걸음에 쥐잡기'라는 말이 있다. 기대하지
않았던 일로 인해 큰 수확을 얻을 경우에 쓰이는 말이다. 우리가 복용하고 있는 약물
중에도 많은 수가 원래의 목적과 다르게 사용되어 더 큰 효과를 보고 있는 경우가 있다.
원래 기대했던 약의 효과가 이외에 생기는 다른 작용으로 질병 치료와 예방에 사용되는
사례를 알아보자.
*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품명을 사용한 점에 대한
이해 부탁드립니다.
아스피린은 해열, 진통, 소염제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기원전 4세기 의사인 히포크라테스가 버드나무 껍질을 이용해 해열, 진통제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여기에 아스피린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아스피린은
부작용으로 지혈(止血)이 잘 안되는 문제가 있다. 수술을 받기 전에 최소한 1주일
전에는 아스피린의 복용을 중단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즉, 아스피린은 혈액응고를
억제하는데 이를 이용해 혈전(血栓)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 덕분에
아스피린은 현재 관상동맥질환 같은 심혈관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미
관상동맥질환 같은 심혈관질환이 발생한 경우는 물론이고 당뇨병처럼 심혈관질환이 올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경우에 아스피린을 1일 100mg정도 사용하면 심혈관질환의 발생을
줄여준다.
발기부전 치료제(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처럼
극적인 변신을 꾀한 약물도 없을 것이다. 이들 발기부전 치료제는 혈관 확장제로서,
원래는 좁아져 있는 관상동맥(협심증)의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협심증에 대한 치료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 약물 복용자에서 발기력이 증가되는 부작용(?)이
보고되어 발기부전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기존에 발기부전 치료는 음경에 주사를 놓거나
심한 경우 수술을 받아야 했으나, 이들 효과적인 발기부전 치료제의 개발로 많은 남성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게 되었다. 최근에는 이들 약물이 난치병으로 알려진 폐동맥 고혈압증의
치료에도 효과적이란 보고도 나오고 있어서 발기부전과 무관한 사람도 이 약을 먹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남성형 탈모치료제인 프로페시아란 약이 있다. 같은 성분의
프로스카란 약이 전립선비대증의 치료제로 먼저 개발되었다. 이 약제는 전립선에 작용하는
남성호르몬 성분을 억제하는 약물로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주어 효과를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이들 약물 사용자에서 머리카락 숫자가 증가하는 부작용? 을 이용해 프로페시아가
개발되었고 많은 환자들이 효과를 보고 있다. 프로스카는 1일 5mg을, 프로페시아는
1일 1mg을 사용하는데 전자가 1,553원 후자가 2,705원으로 오히려 용량이 적은
프로페시아가 더 비싸다. 더구나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프로스카를 보험으로 처방받는 경우
약값의 30%만 지불하는데 비해 프로페시아는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그 약값의 차이가
5배 이상 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프로스카를 보험으로 처방받아 1/5로 쪼개 먹는
분들이 있다고 하는데 1/5로 정확하게 자르는 것이 어려워 자칫하면 진짜 부작용이
유발될 수도 있으며, 약 부스러기가 여성에게 노출되면 기형아를 낳을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으므로 삼가야한다. 탈모치료제로 미녹시딜이란 연고가 있는데 이것은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복용하던 약물로 역시 부작용으로 머리카락 수가 증가하는 것을 보고 연고제로
개발된 사례이다.
마지막으로 전립선 비대증에 많이 사용하는 알파차단제
성분의 약물은 원래는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약물이다. 그런데 이 약물을
복용하던 전립선 비대증 환자들이 소변보기가 수월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비대해진
전립선으로 소변줄기가 막혀 있던 부분이 알파 차단제 복용으로 넓혀지는 것이다. 이
약물을 전립선 비대증에 사용함으로써 많은 전립선 비대증 환자들이 수술을 받지 않고도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으니 너무나 아이러닉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까지 소개한 약물들은 적응증만 된다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알파차단제로 고혈압도 치료하고 전립선 비대증의 증상도 개선시키고,
프로스카로 전립선 비대증도 치료하고 탈모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랑도 치고
가재도 잡는' 격으로 여러 질환을 한 가지 약제로 해결하는 분들도 있다. 그야말로
약물의 부작용을 실컷 만끽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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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잘 먹는 방법
-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약이 식도에 걸려 식도에 염증이나 궤양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한다. 물과 함께 같이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우유는 약물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 식전이나 식후라도 소화가 된 후 복용하는 것이 음식물에 의해 흡수가 방해 되지
않아 좋다. 그러나 진균제나 일부 칼슘제는 위산분비가 많을 때 흡수가 잘 되므로 식사
직후 먹는 것이 더 좋다.
- 무분별한 코감기 치료제 복용은 전립선비대증상 악화로 소변이 안 나오거나,
녹내장을 악화시킬 수 있다.
- 감기약 중 코막힘 해소를 위한 교감신경흥분제는 혈압을 올릴 수 있다.
- 제산제에 포함된 염기가 다른 약물과 위장에 결합해 약물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제산제는 가능하면 다른 약물과 다른 시간대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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